워싱턴포스트 "한일관계 복구, 미 동맹회복 시험대"
연합뉴스
입력 2021-03-03 17:15:55 수정 2021-03-03 17:15:55
"한일관계 수십년 만에 최저점…미, 삼각동맹 회복 나서"
아시아서 신뢰받는 블링컨 국무장관 역할론 주목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악화일로에 있던 한일관계를 복구해 탄탄한 한미일 삼각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요 외교정책 과제로 떠올랐다고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진단했다.

WP는 3일 '바이든이 동맹 회복을 추구하는 가운데 경색된 한일관계가 시험대가 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한일 관계가 다시 한번 수십 년 만에 최저점을 맞았다"면서 한일관계의 회복 여부가 향후 미국의 신뢰 회복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대니얼 러셀은 "가족에 심각한 불화가 있을 때 친구들을 저녁에 초대하기 어렵다"면서 한·일 양국을 갈등 관계에 있는 미국의 가족에 비유했다.

그는 WP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중국 등에서 비롯된 도전의 강도를 고려할 때 풀스피드로 (동맹을) 가동해야 하는데, 우리 네트워크는 중요한 부분에서 회로가 끊겨 있다. 이걸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 망가진 동맹관계를 재정비하고 국제관계의 강력한 '조정자'로 다시 나서야 하는 시점에 불화하는 한·일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삼각동맹 회복 노력을 공개적으로 펼치며 양국에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이뤄진 한미일 외교당국자 회의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두 나라와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진력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가 한국·일본과 양자동맹 강화에 노력하는 한편으로, 한미일 삼각동맹 재구축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게이오대의 소에야 요시히데 석좌교수는 이와 관련, "미국은 한·일 양국에 '두 나라를 위해서뿐 아니라 미국의 지역(동아시아) 재개입을 위해서도 대화·협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일본과 한국의 책임은 훨씬 더 커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재임 시 미국 우선 기조에 따라 망가진 동맹 관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임무를 떠안은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미국은 안정, 신뢰, 예측 가능성이라는 신호와 함께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동맹들이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블링컨은 그런 것을 구현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WP는 아시아에서 신뢰받는 인물로 알려진 블링컨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 재직 시 한·일 양국의 카운터파트와 분기에 한 번씩 만나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했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 관리를 인용, 블링컨이 당시 카운터파트와 처음으로 회동을 요구하고 나아가 정기적으로 만나자고 제안해 한국 측이 놀랐다고 전했다.

한국 측은 당시 다양한 이슈를 관장하는 블링컨 부장관이 많아야 연 2차례 회동을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것이다.

이 한국 관리는 "토니(블링컨)는 이제 국무장관이고, 모든 분야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한미일) 삼국 협력이 재개된다면 블링컨이 그 뒤에 있을 것이고, 그의 손이 어디에나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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